울음(uleum)
#울음(uleum)
나는 어릴 적에 울음이 참 많았다. 감수성이 풍부했다라고 하기보다는 억울함이 치밀어 오르면 함께 눈물이 올라왔고, 하고자 하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었다.
그런 내가 나라도 싫었다. 그걸 지켜보는 사람 역시 힘들었을까. 조금씩 성장할수록 나에게 '남자라는 녀석이 눈물하나 참지 못해서 뭘 할래?' 였다.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알까 싶었다.
그때부터 죽어라 울음을 참기 시작했다. 냉철해지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다짐했고 울음이 나올 때 쯤이면, 앞뒤 상황 모두 뒤에 두고 그치는 데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해왔을까.. 이제는 너무 힘들어진 때에 소리 내어 울 수 조차 없게 되었다.
눈물이 날 것 같을 때면, 수 없이 나에게 되돌려 질문했던 말,
"그 울음이 너에게 무슨 도움을 주는데?", "너의 울음이 너를 대변이라도 할까?", "나약할 뿐이야".
이제는 매크로가 된 것만 같다. 조금만 감정이 북받쳐오면 나에게 스스로 이성적이기를 강요했고, 가끔은 아무 이유없이 소리내어 울어보고 풀어보고 싶을 때, 어떤 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하루는 슬프다는 영화, 슬프다는 음악 모두 다 보고 들었다.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역시나 스스로에게 자동으로 되묻는 말.
"이걸 보고 눈물을 흘릴 바에는 뭐라도 바꾸려고 도전이라도 하겠다."
때로는 슬퍼하고 울며, 행복할 때에는 행복을 찾고 웃고.. 그런데 성공하기 위해서, 더 나은 내가 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끝 없이 이성적이어야 했다.
세상에 묻고 싶었다. 모두가 나와 같은 때가 있었냐고, 그리고 답을 찾았는 지 알고 싶었다. 지금처럼 나에게 남은 사람이 없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혼자 울지도 못하는 정도가 되었는데 나와 같은 사람이 있는 지. 그리고 어떻게 이겨냈는지
참고라도 하고 싶었다.
하루는 옥상을 올라갔다. 5층짜리 아파트, 5층에 살고 있었기에 반층만 올라가면 옥상이었고 부모님이 일을 나가시고 돌아오시기 전에 올라가봤다. 울 준비는 모두 끝나고 눈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렸고, 딱 한번만 소리쳐 울어보고 싶었다.
울고 싶다라는 생각만 죽어라 반복했다. 다른 생각이 나지 않도록.
하지만 울음이 많았던 그리고 참아낸 날들이 너무나 많았을까. 이제는 습관이 되었고 지금은 받아들였다.
받아들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았고 이겨내기 보다는 그냥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뒤에 나오겠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울을 수 있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끝없이 채찍질을 하는 사람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