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피(脫皮) : 동물이 성장하기 위해 허물이나 껍질을 벗는 것을 말한다.
가만히 듣기만을, 옆에 서 있기만을, 같이 걷기 만을
그렇게 약 반년을 보냈다. 누군가 나를 먼저 찾기 전까진 아직 나에게 누구를 만나기엔 이르고 그럴 자격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음을 스스로가 알았다.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다르게 살아왔고 잘 살던 그들 속에 어느 순간 끼어든 돌이다. 평범하지 않게 왔고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이 되기 전까지는 자격이 없다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나에게 특별한 날이 찾아왔다. 그때는 몰랐다. 아니 그때까지 몰랐다.
그 흔한 피시방 한번 안가봤고, 노래방도 가본적이 없다.
음악도 친누나가 텔레비전을 보며 틀던 음악방송이 다 였고, 아버지가 차안에서 틀던 사이먼 앤 가픈컬의 노래가 그전까지 내가 아는 세상의 노래다.
게임은 안해본건 아니다. 별로 내 흥미를 돋구지 못했고 군인가족이라 그런가 피시방을 알지만 갈 수 없기도 했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을 주기로 이사를 다녔다. 그래서 그런가 아니면 내가 이유인가 활동적인 걸 좋아했고 주변 친구들도 모두 군인가족, 군인자녀인 탓에 은근한 경쟁심이 서로에게 잠재되어 있었고 그 경쟁심은 자식에게 까지 전염되어 있었다. 그러니 알 일이 없다.
그러면서도 참 신기하게도 비보이는 알았다. 어떻게 안건지.. 진조크루라는 전설적인 팀에 대한 존재를 알고 있었고 워낙 활동적인 걸 좋아하던 탓에 언젠가는 하고 싶은 마음이 자리잡혀 있었다.
그런데 뭐... 그들만의 울타리에 들어가기에도 급급했던지라 마음에만 자리 잡혀 있었다.
그렇게 조용히 1년을 살았을까... 문득 졸업전에 하고 싶은 꿈같은게 생겼다. 순한 양처럼 성격이 변한 나는 그냥 잔잔한 일상을 보냈고 함께 무언가를 하고 남기고 싶었다. 고등학교가 되면 멀어질지도 모르니까.
그게 춤이었다. 처음으로 수학여행에서 춤을 췄는데 노래가 <비스트 - 아름다운 밤이야>다. 나름 이기광 역할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내 인생의 두번째 변곡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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