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피 탈피(脫皮) : 동물이 성장하기 위해 허물이나 껍질을 벗는 것을 말한다. 가만히 듣기만을, 옆에 서 있기만을, 같이 걷기 만을 그렇게 약 반년을 보냈다. 누군가 나를 먼저 찾기 전까진 아직 나에게 누구를 만나기엔 이르고 그럴 자격이 아직 갖춰지지 않았음을 스스로가 알았다. 그렇게 생각했다. 나는 다르게 살아왔고 잘 살던 그들 속에 어느 순간 끼어든 돌이다. 평범하지 않게 왔고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평범한 사람이 되기 전까지는 자격이 없다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감사하게도 나에게 특별한 날이 찾아왔다. 그때는 몰랐다. 아니 그때까지 몰랐다. 그 흔한 피시방 한번 안가봤고, 노래방도 가본적이 없다. 음악도 친누나가 텔레비전을 보며 틀던 음악방송이 다 였고, 아버지가 차안에서 틀던 사이먼 앤 가픈컬의 노래가.. reference book / 2022. 2. 3. / dankthedust
거울을 보는 법을 배우다 누구의 문제인지 모른 채로 여전히 똑같이 살아갔다. 생각해보면 그때엔 그냥 한번 나서는 나를 그대로 받아들여보자 했던 것 같다. 문제가 내 안에 있는지 모른 채 스스로 받아들이겠다, 그게 나다라고 선언했던 것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진짜 무모한 자기결정이었다. 그 문제가 사람들과의 단순한 가치관, 시각의 차이었으면 모를까. 그래도 다 잃지는 않았다. 아니 놓치지 않았던게 있다. 나에게 언젠가 도움이 될 것 같았던 그 친구를 여전히 쫓아다녔다. 무작정 그 친구의 마음, 생각도 따라 해보고 싶었다. 내가 따라잡을 수 없는 친구이지만, 그래서 더 놓칠 수 없는 친구다. 결국 중학교 1학년 때의 그 직감이 큰 행운이었을까, 나를 바꾼 한마디 말을 들은 순간이 있다. 평소에 나댄다거나, 안 좋은 별명으로 불릴 때면.. reference book / 2021. 3. 15. / dankthedust
울음(uleum) #울음(uleum) 나는 어릴 적에 울음이 참 많았다. 감수성이 풍부했다라고 하기보다는 억울함이 치밀어 오르면 함께 눈물이 올라왔고, 하고자 하는 말조차 꺼내지 못했었다. 그런 내가 나라도 싫었다. 그걸 지켜보는 사람 역시 힘들었을까. 조금씩 성장할수록 나에게 '남자라는 녀석이 눈물하나 참지 못해서 뭘 할래?' 였다.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것인지 다른 사람들은 알까 싶었다. 그때부터 죽어라 울음을 참기 시작했다. 냉철해지기를 마음 깊은 곳에서 다짐했고 울음이 나올 때 쯤이면, 앞뒤 상황 모두 뒤에 두고 그치는 데에만 집중했다. 그렇게 몇 번을 반복해왔을까.. 이제는 너무 힘들어진 때에 소리 내어 울 수 조차 없게 되었다. 눈물이 날 것 같을 때면, 수 없이 나에게 되돌려.. reference book / 2021. 3. 9. / dankthedust
누구의 문제 아버지의 전역과 함께 이사 온 집. 태어난 곳은 서울이지만 내 기억 속 첫번째 서울살이였다. 이제 정착할 곳이라고 생각하니 어린 아이에게 심어진 부담감은 상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군인아버지의 곁에서 이사를 다니며, 초등학교만 4번인가 다녔다. 나에게 남은 친구는 1~2년 마다 초기화 되었고, 정착할 곳에서의 내가 그곳에서 생활하며 이미 무리를 지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그들에게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그 부담감은 내게 되려 악이었을까, 첫 시작부터 일이 그르쳐졌다. 한 친구의 테니스 공, 다른 친구가 가지고 놀고 있었고 한번 팅겨보려 했던 내 말이 그 친구에겐 어떤 의미였을까. 말다툼으로 번졌고 이내 싸우기 직전까지 갔다. 그때는 몰랐었다. 그 친구의 무리가 소위 일진과 같았던 무리였을 줄은. 이사 온.. reference book / 2021. 2. 21. / dankthedust
그랬던 아이 어렸을 때 나는 군인아버지의 자식으로 살아왔다. 2021년 25살의 내가 기억하는 어린시절의 나는 유치원때을 시작으로 드문드문 기억이 나는데, 장난기가 많고 사교성이 높으며 말썽쟁이였다. 항상 예의를 중요시 여기던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 연장자에 대한 예의는 깍듯했다. 한때 초등학교 6학년 시절에는 종이를 접어 옷처럼 만드는 수업에서 옷 브랜드 태그를 GANZI-WANG으로 적고 담임선생님께 혼나며, 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에 위 상황을 적어 보내실 정도로 말썽쟁이였었다. 밖에서 뛰어나가 친구들과 노는 것도 너무 좋아했던 나는 초등학교 2학년때에는 반아이들을 이끌고는 동네 뒷산을 헤집으며 도롱뇽을 잡기도 했고, 3학년에는 인라인을 신고는 등산을 하고 산악 차량주행로를 타고 내려오며, 때로는 나무를 타고 .. reference book / 2021. 2. 20. / dankthedust
reference book(참고서) 이 카테고리가 참고서인 이유는 한 사람의 기억의 시작부터 그 사람이 느낀 감정과 경험, 그리고 해결법. 같은 아픔을 가졌거나, 다른 아픔을 지녔거나 아픔을 이겨낸 한 사람을 참고하고 이겨내라고. 답은 아니지만 이 사람만의 경험을 통한 극복의 시간을 보고 한 사람에게 언젠가 도움이 되었으면.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 'King Solomon' reference book / 2021. 2. 15. / dankthed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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